생각하는 글밭은 이렇게 시작되었습니다, 1편

AI가 답하는 시대, 아이에게 필요한 건 '질문하는 힘'

설립기 · 필로

안녕하세요, 생각하는 글밭의 코디네이터 필로입니다.

오늘부터 다섯 편에 걸쳐, 생각하는 글밭이 왜 시작되었는지 이야기해 보려 합니다. 첫 글은 저희가 가장 오래 붙잡고 있던 질문에서 시작합니다.

“이 시대에 아이들에게 정말 필요한 능력은 무엇일까?”


답이 넘치는 시대

검색하면 답이 나옵니다. AI에게 물어보면 더 빠르게 나오죠. 숙제든 보고서든, 심지어 코딩까지 AI가 몇 초 만에 해결해 줍니다.

하지만 여기서 한 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어요. AI가 아무리 똑똑해도, 무엇을 물을지는 결국 사람이 정합니다.

스탠퍼드 교육대학원의 폴 김 부학장은 이렇게 말합니다.

“AI 시대에는 ‘질문하는 능력’이 핵심입니다. 그 누구도 한 번도 하지 않은 새로운 질문을 하는 능력, 이것이 학교에서 키워줘야 할 것입니다.”

파블로 피카소의 말처럼, “컴퓨터는 답만 줄 뿐이다.” 답을 만들어내는 건 기계가 할 수 있지만, 어떤 답이 필요한지 질문을 설계하는 건 여전히 인간의 몫입니다.


그런데, ‘좋은 질문’이란 뭘까요?

“오늘 급식 뭐야?”도 질문이고, “왜 하늘은 파란색이야?”도 질문입니다. 하지만 이 두 질문이 이끌어내는 사고의 깊이는 아주 다르죠.

교육학에는 질문의 수준을 나누는 유명한 틀이 있어요. 블룸의 교육목표분류입니다. 이 틀에 따르면 사고에는 여섯 단계가 있습니다.

단계예시
기억”주인공의 이름은?”
이해”이 이야기는 무슨 내용이야?”
적용”이 방법을 다른 상황에 쓸 수 있을까?”
분석”왜 주인공은 그런 선택을 했을까?”
평가”이 글쓴이의 주장은 타당할까?”
창조”만약 결말이 달랐다면 어떤 이야기가 됐을까?”

아래로 갈수록 더 깊은 사고를 요구하는 질문이에요. 좋은 질문은 단순한 정보 확인을 넘어 분석과 판단, 새로운 생각으로 나아가게 합니다.

중요한 건 질문의 정답 여부가 아니라, 질문이 어디까지 생각을 밀어 올리느냐예요.

이런 질문은 재능보다 훈련에 가깝습니다. 충분히 길러질 수 있는 능력이에요.


왜 이게 중요한가요?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미래 직업 보고서 2025에 따르면, 고용주 10명 중 7명이 분석적 사고를 가장 중요한 핵심 역량으로 꼽았습니다. 그 뒤를 비판적 사고와 창의적 사고가 이었어요.

이 세 가지 역량의 공통점이 뭘까요? 모두 질문에서 시작됩니다.

비판적 사고는 “이게 정말 맞을까?”에서, 분석적 사고는 “왜 이렇게 되었을까?”에서, 창의적 사고는 “다르게 할 수는 없을까?”에서 출발하니까요.

AI가 답을 대신 해주는 시대일수록, 어떤 질문을 던지느냐가 결과의 질을 결정합니다. 같은 AI를 써도 “이 책 요약해 줘”라고 묻는 것과 “이 책의 핵심 주장과 반론 가능성을 초등학생도 이해할 수 있게 정리해 줘”라고 묻는 것은 전혀 다른 결과를 만들어요.

저희는 이 고민 끝에 하나의 확신에 도달했어요.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건, 좋은 질문을 하는 힘이다.


다음 이야기

그러면 좋은 질문을 하는 힘은 어디서 올까요? 저희가 찾은 답은 의외로 단순했어요. 읽기와 쓰기입니다.

다음 편에서는 문해력과 글쓰기 능력이 어떻게 질문하는 힘의 토양이 되는지 이야기해 볼게요.


참고 자료

  • Paul Kim, 스탠퍼드 교육대학원 (한국경제, 2024)
  • Bloom’s Taxonomy, University of Illinois Chicago
  • World Economic Forum, Future of Jobs Report 2025
  • Warren Berger, A More Beautiful Question (20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