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글밭은 이렇게 시작되었습니다, 2편

질문의 토양

설립기 · 필로

지난 글에서 저희는 이런 결론에 도달했어요.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건, 좋은 질문을 하는 힘이다.

그런데 좋은 질문은 갑자기 떠오르는 게 아닙니다. 오늘은 그 힘이 어디서 오는지 이야기해 볼게요.

읽기: 질문의 씨앗

책을 읽는다는 건 단순히 글자를 따라가는 일이 아닙니다. 읽으면서 우리는 끊임없이 머릿속에서 질문을 만들어요.

“이 다음에 무슨 일이 벌어질까?” “이 인물은 왜 이런 선택을 했을까?” “이 글쓴이의 말이 정말 맞을까?”

미국교육과정개발협회(ASCD)의 연구에 따르면, 읽는 동안 머릿속에서 질문을 만들어내는 능력이 글의 이해력을 높일 뿐 아니라 분석적 사고까지 날카롭게 만든다고 합니다. 읽기와 질문은 따로 떨어진 능력이 아니라, 서로를 키워주는 관계인 셈이에요.

OECD가 정의하는 읽기 문해력도 단순한 해독이 아닙니다.

“텍스트를 이해하고, 사용하고, 평가하고, 성찰하며, 개인의 목표를 달성하고 사회에 기여하는 능력”

평가하고 성찰하기. 여기서 질문이 시작됩니다. 글을 깊이 읽을 수 있는 아이는 자연스럽게 좋은 질문을 품게 돼요.

워싱턴앤리대학의 JT 토레스 교수는 이런 과정을 깊은 읽기라고 부릅니다. 추론하고, 연결 짓고, 다양한 관점에 맞서고, 해석에 질문을 던지는 의도적 독서. 이 과정이 비판적 사고의 뿌리가 된다는 거예요.

글쓰기: 질문을 다듬는 힘

읽기가 질문의 씨앗을 심는다면, 글쓰기는 그 질문을 다듬고 키우는 과정입니다.

하버드대학교에서 글쓰기 교육을 총괄하는 토마스 젠 교수의 말이 인상적이에요.

“사고력은 글쓰기로만 기를 수 있다.”

왜 그럴까요? 머릿속 생각은 흐릿하고 뒤섞여 있습니다. 그런데 글로 쓰는 순간 논리가 맞는지, 빠진 건 없는지, 상대가 이해할 수 있는지 점검하게 돼요. 쓰면서 생각이 정리되고, 정리된 생각에서 더 날카로운 질문이 나옵니다.

하버드는 1872년부터 150년 넘게 글쓰기 교육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졸업생 대상 조사에서 40대 이상의 90% 이상이 “글쓰기 수업이 대학 생활에서 가장 도움이 되었다”고 답했어요. 답이 아니라 생각을 구조화하는 힘을 배웠기 때문이죠.

2018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폴 로머도 같은 이야기를 합니다. “창의력을 키우려면 글쓰기가 중요하다.”

읽기에서 질문으로, 질문에서 글쓰기로

깊이 읽는 아이는 생각이 깊어집니다. 생각이 깊은 아이는 좋은 질문을 품습니다. 글을 쓰는 아이는 질문을 다듬고 발전시킵니다.

읽기와 쓰기는 질문하는 힘의 양쪽 날개예요. 한쪽만으로는 높이 날 수 없습니다.

저희가 생각하는 글밭에서 독서 문해력과 글쓰기 능력을 함께 진단하기로 한 이유가 여기에 있어요. 글을 못 읽으면 질문을 못 하고, 글을 못 쓰면 질문을 다듬을 수 없으니까요.

다음 이야기

그래서 저희는 결심했어요. 아이들의 읽기와 쓰기 능력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무엇을 키워야 하는지 알려주는 서비스를 만들자.

그런데 왜 하필 온라인일까요? 다음 편에서는 그 이유와, 저희가 설계한 진단 시스템을 소개해 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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